[365일]
못가본 길 청산도를 걷다
아래 주소를 클릭해 보세요
청산도는 축제 기간인 4월에는 선착순으로 완도항에서 도선하기에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사람만 도선한다면 걸어서 다니거나 순환버스를 이용하기에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섬 자체가 불편함을 감수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기에 그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도보로 이용할 시 1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청산도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루 코스로 가시는 분들은 앞개바다와 서편제 촬영지, 범바위, 상사마을 돌담은 필수로 돌아보고 막배로 완도로 나간다면 촉박하긴 해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365일]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멈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샘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365일]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365일]
A creature might forget to weep, who bore
Thy comfort long, and lose thy love thereby
But love me for love's sake, that evermore
Thou may'st love on, through love's eternity.
그대의 위로를 오래 받은 사람이 웃기를 잊어버리면
그대의 사랑을 잃을지도 모르니까요.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 나를 사랑해주세요.
사랑의 영원함 속에서
언제까지나 그대가 나를 사랑하도록~
-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If Thou Must Love Me)
[365일]
바람을 이기면서 피어나는 해국의 보랏빛이
바람에 색을 더해주고 있는 듯한 겨울의 막바지
내 삶에도 이런 색이 존재할까.
있다면 어떤 색이 되고 있을까.
모래에 바람이 더해져 만들어진 샌드 아트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지금처럼 자연이 주는 위안이 수많은 말보다
자연 속에 깃드는 것만으로 위로가 된다.
오늘처럼 아름다운 서정이 있는 풍경에는
그저 누군가의 손을 잡아 위로하듯
두 손으로 가만히 커피잔을 감싸 쥔다.
초봄에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긴 하지만
그래도 맑은 마음을 주는 듯 해서 좋기만 하다.
[365일]
더욱 파랗게 보이는 겨울 하늘에서 가을까지 온 몸을 내 놓고 걸었던 수많은 지나온 길은 삶 자체였다.
꽃이 지겨웠던 봄
길을 걷다가 만나게 된 소나기와 장마 그리고 태풍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시련들을 길에서 만나고 파란 가을 하늘을 향해 걸으면 몸과 마음이 절로 치유되었고, 폭설에 길을 잃어 헤매던 겨울이 모든 길은 무서움보다도 여유로움으로 다가와 오히려 즐거움을 배로 주었다.
이 길 위의 삶이 가슴에 쌓일 때 그 어떤 마음의 병도 치유해줄 것 같은 예쁨으로 자리한다.
[365일]
작년에는 전국에 강한 바람과 비가 많아서인지 유독 올해는 눈이 많이 내리는지라 사진찍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주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코로나와 더불어 최악의 겨울이 되는 듯 하다.
재즈 음악 중에 피터슨 트리오의 Night Train은 듣기가 무척 편하기 때문에 자주 듣고 있는데, 그의 음악을 듣노라면 가슴속에 겨울이라는 시간을 따뜻한 봄으로 만들어주는 묘한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복수초를 담는 동안 내내 그의 음악을 들으며 담다 보니 봄이 오는 착각에 빠진다.
[365일]
흔히들 복수초는 눈과 얼음 사이에서 핀다고 하여 설련화,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르는데 서양에 에델바이스가 있다면 우리에겐 복수초가 있다.
위로는 눈속에서 홍매화가 피어나고 눈속에서는 복수초가 피어나는 아름다운 봄을 부른다. 복수초는 산지 숲 속 그늘에서 자라며 잎은 양면에 털이 없거나 뒷면에 작은 털이 있다.
일본에는 많은 관상용 품종이 있고, 중국에서는 뿌리를 측금잔화라고 하지만 한방과 민간에서 진통제로 사용하지만 유독성 식물이다. 꽃말은 슬픈추억인데 피기전 모습이 영락없이 연꽃과 닮아서 많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365일]
넒은 들을 배경으로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날 즈음이면
이미 마음에는 함께 걷고 있다.
오후 빛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더이상 걷기 힘들게 되지만
가던 발길 멈추고
문득 뒤돌아서서 걸어온 길을 돌아볼 즈음
아직 여운이 남아 있는
보이지 않는 길이 상상속에 펼쳐진다.
조용히 시간 물들어가는 마음의 서정은
길 위에서 나를 눕게 하는데
때론 사람도 풍경이 되는 길이 참 좋다.
[365일]
사람은 우연히 지나친 길이라고 해도
언젠가는 그 길을 다시 지나게 된다고는 하지만
분위기가 전혀 다른 곳에서 설경속에서
눈 위를 걷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기만 하다.
내리는 눈을 손을 내밀어 만져 보는데
그 느낌이 사뭇 가까이 다가오면서
손으로 만져지는 눈의 느낌이 포근 하다.
삶의 경륜이 어느 정도 내 손 위에 내려 앉을 때
눈의 노래를 듣지 않을까.
눈과 함께 걷는 지금이 좋다.
[365일]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썰물로 드러난 갯벌을 보며
쇼팽의 음악을 따라 흥얼거린다.
예술가로서의 정열과 지나치리만큼
섬세한 사물에 대한 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사람들 앞에서는 수줍어하고 내성적이었던 쇼팽은 결국 자신의 청순하고 뜨거운 사랑을 현실적으로는 이루지 못한 채 첫사랑의 마음을 담아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작곡하니
전곡을 통해 넘치는 정열과 순박한 정서감을
구구절절 듣는 나의 마음을 울리기에는 충분하다.
길 위에서 음악이 흘러갈 때 걸음걸이와
템포가 같으면 걷는 나도 음악처럼 흘러간다.
[365일]
아직은 겨울이 한창이지만
1월이 지나가면 남녘에서
매화꽃 개화 소식이 들리면서
지금의 추운 겨울도 조용히 사그라질 것이다.
아직은 겨울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신년이 되고 1월이 되니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 만 같은 느낌이다.
겨울밤은 언제나 매섭고 길다라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시간은 막을 수 없는 법이니
밤은 서둘러 봄을 불러들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