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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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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가 된 신안 암태도 마실길을 걷다 1(Walk along the road to Masil Sinan Amtaedo, which has become land)

신안 암태도는 천사대교가 개통된 뒤로 육지가 된 섬속에 섬에 해당하는 곳이며, 1004라고 쓰고 I love you로 읽어도 될 섬임을 걸으면서 알게된다.
요즘 많은 등대 매니아들이 생겨나 암태도 오도 등대를 찾게되는데 바로 이곳에서부터 시작하여 간조에 해안가를 따라 전작지해변까지 걷는 마실길이 트래커들에게 또 하나의 올레길을 선물해준다.
등대를 보고 가파란 해안가를 내려가 갯바위 투성인 해변에서부터 갯바위가 장관을 이루는 전작해변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짧은 길이다.

주소 :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석리~전작리해변

새해를 맞을 때마다
오히려 더 강하게 늙어가는 듯한 느낌을
담담히 속으로 삭이는 일이 인생살이일까?
아쉬워하던 푸르른 삶은
나에게 남은 새날에는 높푸른 하늘 한구석,
빛바랜 낙엽들 속에 웅크린 채로
햇빛을 그리워하며 한 겨울바람을 피하고 있는
허름하고도 가련한 삶들이
더 많이 눈에 띄어서 아파해야 할지 모르겠다.


신년을 맞아 지인들에게 신년 인사를 해보고자 하는 데

막상 글을 쓸려고 보니 막막해지는 것은 동안에 글쓰기에 게을렀던 탓이 아닐까.

언어가 가난해지고 소재가 빈약하다는 것은 생각이 가난해진다는 것이고,

생각이 가난해진다는 것은 시야가 점점 더 좁아진다는 뜻인데

나역시 이런글쓰기의 슬럼프 속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시기이다.

긴 장거리 걷기를 다녀온 후에 짐 정리를 시작,

버려도 좋은 것들을 과감히 던져 버리는 것이 가뿐하게 삶을 사는 비결인데

아마도 문안 인사 역시 여행지에 버려두고 온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아무래도 손이 기억하는 맛보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추억의 맛이 더 그리운가 보다.


이제 대한이 지나고 입춘을 앞두고 있어 꽃샘추위가 한번은 찾아오겠지만

이렇게 추위는 모든 것을 망각하게 만들고 몸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인데도

마음속에 들어 있는, 걸으며 보았던 섬마을의 풍경은 얼리지 못하고 있나 보다.

1월도 지나가는 길목에 있으니 한 해도 시작이지만

겨울에 흔히 보아야할 눈을 제대로 보지 못한 탓인지

마음에 설렘이 깃들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해안길을 걷다 보면 4번의 곡선 형태의 해안을 지나

방파제에서 다시 마실길로 합류하여 산길을 걷다 보면 작은 아스팔트길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2키로 가량 걷다 보면 좌우에 마을이 보인다.

곧바로 가게 되면 작은 해변이 보이는데 바닥이 굴껍질 등이 많아 해수욕장의 기능은 못하지만

아스팔트를 걷다가 만나는 해변은 지친 몸에 위안을 주는 요소가 된다.

점심을 하고 다시 위로 올라가 끝길인 전작지 몽돌해안으로 들어가면 마실길은 끝나게 되는데

해안에 다달은 순간 힘들게 걸은 모든 발걸음에 활력을 주는 풍경이 펼쳐진다.

갯바위와 해안가가 워낙 위험한 바위 투성이지만 조심스레 걸으며

바위의 형태를 보다보면 자연과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