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다시 내리막이다.
길을 걸을 때 무릎이 무리가 오는 것은
오르막 보다도 내리막이기에
발바닥 통증이 올까봐
조심스럽게 갈지자 형태로 내려간다.
겨울이 끝나가는 산야엔
이리도 겨울 이야기로 가득한데
촘촘히 올라오는 매화꽃 봉오리들,
사그락거리는 눈 밟는 소리로
체력의 한계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 길 끝자락은 봄이 올 듯한,
봄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봄은 언제나 겨울을 보내면서
이렇게 시작되나 보다.
[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겨울에 내리는 눈은 언제나 여전히 축복이고,
낮의 허물을 다독이는
밤의 정화이자 모든 것을 덮는
하늘의 용서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을 수 있는 존재는
아마도 지금 내리는 눈보다도
더 큰 것은 없을 듯 하고
눈이 손 위에 내릴 때는
그 어떤 무게감도 없고
그저 차가움만 있을 뿐이지만
사랑도 상처도 처음에는 존재감이 없다 가도
어느 순간 쌓여있을 때는
그 존재감이 나타나게 된다.
지금 내 손위에 내리는 눈처럼...
[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설중매가 저리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봄 꽃의 대명사인 매화는
한쪽 어느 곳에서라도
사랑이 남아 있으면
한 두송이 피웠다가
나머지 전체를 피어주게 한다고 하더니
폭설이 멈추고 나면
온통 붉음으로 그 부끄러움을 보여줄 듯 싶다.
매화를 보며 사랑이 없을 때
실망은 좌절을 낳지만,
사랑이 지극하면
실망이 기쁨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우린 언제 한 번 저 내리는 눈발처럼
맹목으로 하얗게 스러지는 순정인 적 있었던가
시인의 말이 절창으로 들리는 내장산 폭설 속이다.
어둑한 저녁에 내리는 하얀 눈발처럼
참 깨끗하고 명징한 시라고 느낌이 온다.
지금보다 성장하려면 고난과 역경을 만나게 되는데
내 삶 속의 고난과 역경은 비록 괴롭고 힘들지만,
또 그것들이 있어야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변화의 요인이 되기에 그래서 시조처럼 짧지만
간결하고 명확한 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이 과정 때문에
내가 발전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폭설에서 한발 더 내 딛는다.
[길 따라 걷는 시간여행]
이곳은 과거 현대 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서산목장에서 키운 소 1001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방북한 것으로도 유명한 목장이기도 하다.
서산 한우 목장은 가축병으로 한우를 보호하기 위해 내부 출입이 금지되어 외부에서만 관람볼 수 있어 길은 있지만 아무나 걸을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일몰 시간이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전체 코스를 빠른 시간에 걸어야 하기에 마음이 바빴던 목장길이고, 여유로 걷는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움이 크긴 했지만, 가장 기억하고픈 순간을 눈과 가슴에 담는 시간이 참 좋다.
주소 : 충남 서산시 운산면 태봉리 산2-1
[길 따라 걷는 시간여행]
칠산 뱃길 3백리를 걷다가 노을을 만나게 되면 하염없이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보게 된다. 노을을 좋아하면 외로워진다는 속설처럼 오늘은 다리가 아파서인지 혼자임이 그냥 서럽게 느껴지는 길이다.
어쩌면 휴식과 안정을 위해 걷는다고 하지만 트래킹 역시 엄청난 에너지 소모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에 가끔은 예외가 있는 듯 하다.
오늘은 노을을 보는데 推波助瀾(추파조란) 한자가 생각난다. 물결을 밀어 더 큰 물결을 조장한다는 뜻인데 생각을 깊게 하면 더 깊어져 머리가 아픔을 말 할 수 있는 단어이다.
주소: 전남 영광군 염산면 봉남리
[길 따라 걷는 시간여행]
병풍도는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 딸린 섬이며, 구릉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고, 해안에는 간석지가 넓게 분포되어 있다.
일부지역은 방조제를 쌓아 농경지와 염전으로 이용하고 있고, 병풍도의 가장 큰 특징은 보기섬과 신추도가 방조제로 연결되어 하나의 섬이 되었다.
썰물 때에는 노두가 있어 대, 소기점도, 소악도와 노두로 연결되어 5개의 섬을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기에 5개 섬을 합쳐서 병풍리라고 부른다.
[길 따라 걷는 시간여행]
예수의 12제자를 상징하는 건축 미술품 따라 걷는 섬티아고 순례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야곱이 복음을 전하려고 걸었던 길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섬티아고로 다시 탄생한 기점·소악도 12km 순례자의 길 위에 세워진 12개의 예배당이지만 대기점도에서 시작하고 병풍도를 건너보는 것이 가장 좋다.
천사의 섬으로 불리는 신안은 섬의 천국이기에 신안군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섬으로 재탄생 했으며, 순례길을 걷고 또 걷는 고난의 여정을 담고 있다.
[길 따라 걷는 시간여행]
섬티아고 순례길은 여러 군데서 시작할 수 있지만 가장 권유하고 싶은 시작점은 아름다움을 주는 대기점도에서 시작하는 것을 권유한다.
선착장에 내리면 불편함을 즐기는 순례자의 섬이라는 플랭카드의 글처럼 길이 넓지 않지만 걷기에는 딱 좋은 곳이 섬티아고다.
12사도 집과 5개의 섬을 모두 돌아볼 생각이라면 걸어서 12키로 정도이니 걷기를 권하고 싶고 노도길은 썰물때만 건널 수 있기에 물 때를 확인해야 한다.
[길 따라 걷는 시간여행]
산티아고의 순례는 한번도 안 간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간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이름난 길이며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는 극복의 길이다.
길에서 얻는 감동은 일상생활에서 얻는 감동에 비하여 배가 되지만 그만큼 몸과 마음은 고달프기에 종점에 이르면 그 고달픔은 감동으로 바뀐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한마디로 더 웨이 (The way)혹은 The James Way라고 부르는데 제임스는 야곱 성인의 영어식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영화 the way는 여행 중에 죽은 아들의 유해를 안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길 따라 걷는 시간여행]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와 암태면 신석리를 잇는 교량으로 2019년 4월 4일 개통되었으며, 섬과 섬을 연결하는 연도교로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다리이다.
천사대교라는 명칭은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군의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지어진 이름이고, 2010년 7월 공사를 시작하여 9년 여의 공사기간이 소요되었으며, 5,814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었다.
교량 위의 도로는 국도 2호선에 속하는 도로로, 주행차선은 왕복 2차선 도로로 건설되었으며 일부구간 왕복 3차선로로 조성되어 가변차선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소 :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당사리
[길 따라 걷는 시간여행]
증도에 가려면 4개의 다리를 건너야 되는데, 먼저 해제에서 지도로 가는 다리를 건너면 지도읍, 그리고 지도에서 다시 다리를 지나가면 서남해안 최대의 수산물 어판장 송도를 거쳐 사옥도, 마지막으로 사옥도에서 증도로 건너가는 증도대교를 건너야 증도를 갈 수 있다. 한때는 철부선을 이용하고 건너야 했지만 연륙교의 개통으로 하루코스에 들어가게 된 섬이 되었다. 그렇지만 슬로시티 이름처럼 천천히 걸으며 전체를 둘러보기를 권하는 섬이다.
60년대 전후 증도 사람들은 배를 타고 걷고, 다시 배를 타고 걷기를 서너 번 반복해야 육지로 갈 수 있는 가장 더딘 섬이었는데, 증도 진번나루터에서 사옥도 지신개선착장까지 나룻배로 노를 저어 가고, 거기서 사옥도의 탑선나루터까지 3km를 걸어가야 했다.
주소 : 전남 신안군 증도면